GRAND FINALE 2부작
2025.06.06~2025.06.07
#인세인 #2부작 #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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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1 | 테레오(삼인)
PC2 | 베인(쌍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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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을 기념하기에 알맞은 세션이 아니었나 싶어요.... 이야기했던것처럼 정사는 테레오가 베인을 기다리는게 디폴트인데 여기선 베인이 테레오를 기다리는게 되고... 결국 둘이 만난다는 그 마무리가.....
아마 포지션이 반대였어도 재밌었을텐데 지금이 둘에게는 가장 어울리지 않았나...
구성이 재밌어서 정말 좋아하는 시날인데 여기 테레오와 올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타이만으로 플레이도 해보고 2인으로도 돌려봤지만 어느쪽이 취향이셨을지는 역시 모르겠네요. 인세인은 한번 플레이하면 다회차 플레이하기 어려운 룰인게 아쉽네요.
하지만 둘다 몰뇌인채로 여기 왔다면... 무언가 후회하고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기도 합니다. 후회없는 세션을 하기 위해서라면 역시 타이만이 제일일지도 모름....
이번으로 인세인에 조금이라도 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었다면 저는 만족합니다. 정말 재밌는 룰이거든요.
2025.06.06~07 GRAND FINALE
왕성 탐사 프로젝트 'PC 1.'
최신형 탐사 안드로이드인 PC 1은 2000년 12월 25일에 하늘로 쏘아 올려졌습니다. 20년이라는 길다면 긴, 그러나 우주의 역사와 비교하면 찰나와 같은 시간 동안 이룩한 PC 1의 업적은 엄청납니다. 당신은 여정의 길목에 위치한 목성과 토성, 그들의 위성을 면밀히 살폈으며 미란다, 아리엘, 움브리엘, 티타니아, 오베론. 천왕성이 지휘하는 중요한 위성들의 표면 성분과 지형을 조사하고 천왕성의 검은색 얼음 고리와 자기장을 조사했습니다.
외로운 우주를 헤매는 동안 PC 2가 말벗이 되어주었죠. 구형 안드로이드인 PC 2는 인지와 연산 기능이 부족해 간단한 의사소통에도 10초씩 딜레이가 걸렸지만, 분명 든든한 친구였습니다.
이제 여정의 끝이 다가옵니다. 연료가 떨어졌거든요. PC 1의 최후의 미션은 천왕성의 대기권에 진입해 허공에서 불타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PC1의 그랜드 피날레 미션, 죽음의 다이빙입니다. 지구 유기물이 천왕성 환경을 오염시키는 걸 방지하기 위해 지구의 과학자들이 내린 결정입니다. PC 1은 최후의 최후에도 천왕성의 대기와 표면 정보를 지구로 송신한 뒤 태양계에서 가장 추운 별을 무덤으로 삼게 될 겁니다.
뉴욕 타임즈, 타임, ABC, CNN, BBC. 세계의 언론은 앞다투어 PC 1의 업적을 일장연설합니다.
지구의 모든 인류가 당신의 죽음을 칭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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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7 Space Debris
그랜드 피날레의 순간, 선택했습니다. 8.4GHz 주파수가 닿지 않는 무한의 우주로 떠나는 대신 지구로 돌아가겠다고. 20년은 족히 걸릴 여정에 몸체가 부서지고 연료가 떨어져도 그 사람을 다시 만나겠다고. 예상 작동 일을 넘긴 PC는 하나의 기적에 의지해 지구로의 귀환을 택했습니다. 화성 탐사선 오퍼튜니티가 90솔의 임무 예정일보다 55배 긴 14년 293일을 탐사한 선례를 믿으면서요.
여정은 고독했습니다. 기체의 통제권 탈취를 염려한 B가 항공 우주국으로부터의 통신망을 전부 폐쇄한 까닭에 지구와 어떠한 통신도 할 수가 없었거든요. 들을 수 있는 건 전파를 타고 우연히 흘러들어온 지구의 소음뿐.
지긋지긋하던 A와 C의 목소리가 그리워질 즈음 기체가 물리적으로 썩기 시작했습니다. 우주를 횡단하는 속도가 더뎌집니다. 기록 장치가 망가집니다. 팔 한쪽이 망가집니다. 음성 장치가 망가집니다. 색채 인지 기능이 망가집니다. 통신 장치에 이상이......
My battery is low and it is getting dark.
PC는 돌아오지 않을 교신을 남기고 눈을 감습니다.
천왕성 탐사 프로젝트 'PC' UNKNOWN일째의 보고
PC의 현재 위치 : UNKN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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